"지금도 90시간 일하는데"…주 52시간 무력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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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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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정부는 연장 근로 시간 산정을 주에서 월 단위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죠.

이렇게 하면 주 92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해 논란이 일었는데요.

시민단체들은 지금도 편법으로 주90시간 넘게 일하는 사례가 많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김예림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한 IT 회사에 입사한 A씨는 주 6일에 하루 평균 16시간씩, 총 90시간을 일했습니다.

근로계약서에 적힌 시간보다 훨씬 더 일했지만 지급된 건 야근 식대 만 원과 택시비뿐이었습니다.

회사는 연봉에 야근수당이 포함돼 있다며 포괄임금제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포괄임금제란 연장, 야간 근로수당 등을 실제 노동 시간과 상관없이 미리 정한 만큼 지급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근로기준법상 기준의 예외로, 노동시간 산정이 어렵고 노동자와 사용자 간 합의가 있는 경우에 유효합니다.

하지만 많은 일터에선 포괄임금제가 악용되고 있습니다.

<박점규 / 직장갑질119 운영위원> "사무직이나 IT 업종 같은 경우에는 근무 시간을 산정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포괄임금제를 반영해서 밤 12시까지 일하고도 월급을 제대로 주지 않고, 야근 수당을 안 주고…"

이런 가운데 정부는 '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 근로시간을 '월 단위'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주 최대 92시간 근무가 가능합니다.

<권오훈 / 직장갑질119 노무사> "주 단위로 추가 근로 수당을 산정하는 상황에서도 포괄임금제 등으로 악용하는 사업주들이 많은데 월 단위로 확대될 경우 불법적인 부분이 합법화되면서 장시간 근로, 무급 초과 근로가 만연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기업들은 근무시간의 탄력 적용을 바라지만 현장에선 어렵게 자리잡아가는 주52시간제 무력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됩니다.

장시간 노동이 만연한 상황에서 편법적인 포괄임금제 단속부터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연합뉴스TV 김예림입니다. lim@yna.co.kr

#주92시간제 #포괄임금제 #과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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