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노동시장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노동시장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의 전 생애에 걸친 수요자 중심 평생직업교육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 한국폴리텍대학을 ‘국민의 일자리 후원자’로 자리매김하겠다.”
이철수(67·사진)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은 “노동법과 노사관계 학자로서 ‘모든 대화는 옳다’는 지론에 따라 사회적 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관여해 왔는데 폴리텍대학에 와서 보니 시장에 답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매일노동뉴스>는 이 이사장을 지난 1일 오전 인천 부평구 한국폴리텍대에서 만났다. 그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서울대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냈다.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장·한국노동법학회장 등을 거친 노동법 전문가다. 지난해 4월 고용노동부 산하 기타공공기관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노동정책 성패, 직업능력에 달려”
-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1년5개월이 지났다. 소회는.
“직업교육대학이 노동과 교육이 합쳐진 곳이라는 피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와서 보니 국민 모두를 수요자로 삼아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취업에 연계시키는 ‘미래 대학’의 모습을 갖췄다는 점에서 깜짝 놀랐다. 중요한 기관인 것에 비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취임 이후 폴리텍대의 정체성과 의미를 확산하는 데 주력했다.”
- 노동법 학자로서 역할과 직업능력 개발 훈련기관 수장의 역할은 차이가 클 것 같은데.
“중앙노동위원회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며 노사관계 해법을 찾기 위해 사회적 대화와 정책적 고민을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던졌던 물음의 답을 이제 폴리텍대 이사장으로서 노동시장에서 찾게 됐다. 노동시장은 결국 일자리고, 일자리는 직업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직업교육으로 일자리가 담보돼야 노동시장이 활성화되고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 노사관계도 자연스럽게 풀려갈 수 있다. 노동시장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의 전 생애에 걸친 수요자 중심 평생직업교육 모델을 만들어가는 게 제 소명이다. 일하고 싶은 누구나 폴리텍대를 찾을 수 있도록 ‘국민의 일자리 후원자’로 자리매김하겠다.”
새 정부 국정과제에 ‘폴리텍대를 허브로 직업계고, 전문대와 연계를 강화해 직업교육의 질을 향상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첫째, 직업계고와의 연계 강화다. 직업계고 교육과 폴리텍대 교육이 단절되지 않고 하나의 ‘직업교육 경로(career pathway)’로 이어지도록 여러 제도적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둘째, 전문대와의 협력모델 구축이다. 전문대와 경쟁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 관계로 접근하고 있다. 지역별로 학위·학점 연계과정을 운영 중인 곳도 있다. 향후 교육과정을 공동 설계하거나, 교수·시설·실습을 공유하는 협력모델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셋째, 직업교육 품질관리 체계 강화다. 폴리텍대가 허브가 된다는 것은 직업교육 전체 품질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는 의미다. 커리큘럼 표준화, 산업수요 반영 시스템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직업계고-폴리텍대 또는 전문대-일반대로 이어지는 직업교육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이른바 ‘기술공유대학’이 만들어지면 학생들은 연속성 있는 성장 경로를 확보하고 기업은 수준 높은 기술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 내년이면 기능대학과 직업전문학교 통합으로 한국폴리텍대가 출범한 지 20주년이 된다. 향후 비전은.
“지난해 선포한 폴리텍대의 비전 ‘K-SHIFT 직업교육 대전환으로 국민과 미래를 이어주는 일자리 대학’은 우리 기관의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K-SHIFT(Korea Skill up for Humanity, Innovation and Future Technology)라는 이름에는 ‘더 많은 사람에게, 평생에 걸쳐, 인프라 개방과 공유를 통해 평생직업교육을 선도하겠다’는 목표가 담겨 있다. 이를 통해 국민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다양한 직업교육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내년까지 매년 약 10만명에게 공공직업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20주년은 과거 성과에 머무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출발점이다. 앞으로도 ‘일자리로 국민을 지원하는 대학’이라는 사명을 흔들림 없이 이어 가겠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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